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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4주차] 먼저 하느님과 함께하면서, 그 삶을 이웃에게 나누는 게 선교 조회수 1218

 

10월 19일 전교 주일 | 마태 28, 16-20

 

 

그때에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저는 떡을 좋아합니다. 신자 분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저에게는 떡 선물이 많이 들어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떡을 좋아했는데, 가을이 되면 어렸을 때 시골 마을에서 먹던 시루떡이 가끔 생각납니다. 떡을 하면 집집마다 이웃과 나누어 먹었고, 우리 집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시루의 떡을 칼로 잘라서 반듯한 부분은 이웃집으로 보내고 우리는 가장 자리 부분만을 먹었습니다. 한번은 어린 제가 어머니께 투정 섞인 물음을 한 일이 있습니다.
 “왜 다른 집에는 반듯하고 좋은 것을 주고, 우리는 이런 자투리를 먹어요? 우리가 좋은 것을 먹으면 안 돼요?”
 그때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는 좋은 것을 주는 거야.”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특별히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의 본질적인 사명인 선교 사명에 대해서 생각하고 선교에 대한 다짐을 새롭게 하는 날이지요.

 전교 주일인 오늘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는 좋은 것을 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이지?’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최고의 것은, 가장 좋은 것은 하느님이지요. 내가 나눌 수 있는 최고의 것은 하느님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말이나 생각만으로 그럴듯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제로 하느님을 나눌 수 있을까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은, 하느님을 믿는 우리의 삶을 보고 하느님에 대해서 알게 된다는, 하느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하느님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 앞에 엉망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펼쳐진다면, 그 사람이 하느님을 믿게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을 믿는 이답게 진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믿지 않는 이도 하느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을 나누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나누려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자신의 삶을 나누려고 해야 합니다.

 

 어느 날 한 자매님이 저에게 찾아오셔서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신부님께 허락을 받을 일이 있습니다. 제가 집 앞에서 가두 선교를 하려고 하는데 해도 되겠습니까?”
제가 당연히 해도 된다고 말씀드리자, 그 자매님은 가방에서 가두 선교 자료를 이것저것 꺼내며 당신이 예전부터 모으고 만든 자료를 보여 주셨습니다. 목요일 몇 시에 한다고 하시기에 동네를 산책하며 그분이 가두 선교를 하는 곳으로 가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격려도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저는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저 자매님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러고는 스스로 이런 답을 합니다. “저 자매님 마음속에는 틀림없이 예수님이 계실 거야.” 예수님을 품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나누려는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삶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자신의 삶을 나누려는 사람은, 자신이 먼저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신비 앞에 충실히 머무르려고 애써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 안에 머무르려고 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깊은 친교 안에 머무는 시간을 다른 일에 내어 주지 말고 지켜내려고 애써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일이 있고,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들이 시시때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 앞에 머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점차 하느님과의 친교 시간은 우리의 삶 전면에서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과 함께하려는 의식을 지니고 살아갈 때 최고이신 하느님을 우리 이웃과 나누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당신을 내어 주시는 하느님을 따라 이웃들에게 우리 자신을 내어 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이것을 위해서 우리에게 먼저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최규화(세례자 요한) _ 신부, 수원 가톨릭 대학교 교수
월간「참 소중한 당신」 2014년 10월호 <송이꿀보다 단 말씀> 중에서